자고투가 추적 쿠키를 쓰지 않는 이유, 무엇을 받고 얼마나 두고 무엇을 남기지 않나
2026-10-01
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처음 들어간 사이트에서 화면 아래를 덮는 쿠키 동의 창을 보면, 대부분은 내용을 읽지 않고 확인을 누릅니다. 그 뒤로 이 사이트가 나를 얼마나 오래 알아보는지는 잘 떠올리지 않습니다. 자고투(ZAGO.TO)는 추적 쿠키를 쓰지 않습니다. 이 글은 추적 없는 이유를, 그리고 그 대신 무엇을 받고 얼마나 두는지를 있는 그대로 적습니다. 좋은 점만 적으면 절반만 말하는 셈이라, 이 설계 때문에 못 하는 일과 여전히 남는 것도 함께 적습니다.
추적 쿠키가 하는 일
쿠키는 사이트가 브라우저에 맡겨 두는 작은 메모입니다. 장바구니를 기억하고, 로그인을 유지하고, 고른 언어를 다음 방문에도 보여 주는 일이 모두 쿠키로 돌아갑니다. 이런 쿠키가 없으면 웹은 매번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굴게 됩니다.
추적 쿠키는 그중에서 사람을 알아보는 데 쓰이는 것입니다. 브라우저에 고유한 번호를 붙여 두고, 그 번호가 다시 나타나면 같은 사람으로 셉니다. 어제 무엇을 봤는지, 몇 번째 방문인지, 어떤 광고를 눌렀는지가 그 번호 아래 쌓입니다. 광고 회사의 쿠키라면 여러 사이트에 걸쳐 같은 번호를 알아보기도 합니다.
이게 나쁘기만 한 기술은 아닙니다. 쇼핑몰은 이걸로 관심 없는 광고를 덜 보여 주고, 뉴스 사이트는 어떤 기사가 끝까지 읽히는지 압니다. 서비스를 고치는 데 이만큼 쓸모 있는 도구도 드뭅니다. 계정이 있는 서비스라면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기능의 일부입니다.
알아볼 사람이 없는 서비스
이 서비스가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긴 글을 숫자 4개로 다른 기기에 옮기고 1분 뒤 지우는 것입니다. 글을 붙여 넣으면 4자리 코드가 나오고, 다른 기기에서 코드를 넣으면 글이 열립니다. 이 과정 어디에도 "당신이 누구인가"를 물을 자리가 없습니다.
계정이 없으니 다시 온 사람을 알아봐서 이어 줄 것이 없습니다. 지난번에 보낸 글은 이미 지워졌으니 다시 보여 드릴 것도 없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장치를 달아도 그 번호 아래 쌓을 것이 없는 구조입니다. 쓰지 않는 도구를 굳이 달아 두면, 쓰지 않는 기록만 늘어납니다.
계정을 받지 않기로 한 선택이 무엇을 포기하게 했는지는 계정을 만들지 않기로 하면서 포기한 것들에 따로 적었습니다. 추적 쿠키를 빼는 일은 그 선택에서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 것에 가깝습니다.
글은 2분인데 사람은 몇 년이면 앞뒤가 안 맞습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글을 짧게 두고 지우는 쪽을 택했습니다. 아무도 열지 않으면 1분, 열면 그 뒤 1분이 지나 지워지니, 글이 서버에 머무는 시간은 최대 2분입니다. 왜 하필 1분인지는 다른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그런데 글은 2분 만에 지우면서 그 글을 보낸 사람의 방문 기록은 몇 달, 몇 년씩 쥐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내용은 사라졌어도 "이 브라우저가 몇 월 며칠 몇 시에 무언가를 보냈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지우는 것을 약속하는 서비스가 사람에 대한 기록을 오래 두면, 그 약속은 반쪽이 됩니다.
그래서 순서를 거꾸로 잡았습니다. 먼저 무엇을 받아야 하는지 최소한으로 정하고, 받은 것마다 얼마나 둘지를 정했습니다. 목록이 짧을수록 지킬 것도, 샐 것도 적어집니다.
지금 받는 것과 두는 시간
지금 사이트가 다루는 것은 이렇습니다.
- 보낸 글. 최대 2분 머뭅니다. 보낸 화면에서 즉시 삭제를 누르면 그 자리에서 지워집니다. 따로 사본을 떠 두지 않아서, 지워진 뒤에는 되살릴 수 없습니다.
- 코드. 글과 함께 지워집니다. 지워진 코드는 5분 동안 다른 글에 다시 쓰지 않습니다. 방금 누군가 쓴 번호가 곧바로 남의 글을 여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 PIN. 걸었을 때만 생깁니다. 숫자 그대로 두지 않고 되돌릴 수 없는 형태로 바꿔 두었다가, 글과 함께 지웁니다.
- 접속 주소(IP). 같은 곳에서 10분 동안 몇 번 보냈는지, 틀린 코드를 몇 번 넣었는지를 세는 데만 씁니다. 전송은 10분에 30회, 틀린 코드와 PIN은 10회를 넘으면 막힙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세던 숫자와 함께 버립니다. 어떤 글을 어느 IP가 보냈는지 이어 붙여 두지 않습니다.
- 브라우저에 남기는 것. 한국어로 볼지 영어로 볼지, 고른 언어 하나입니다.
- 방문 통계. 몇 명이 어느 페이지를 봤는지 정도를 쿠키 없이 세는 방식을 씁니다. 방문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보는 번호는 붙이지 않습니다.
이 목록은 지금 사이트의 모습입니다. 세부 기준은 개인정보처리방침 페이지가 기준이고, 바뀌면 그 페이지에 날짜와 함께 올라갑니다.
공용 PC에서 이게 왜 중요한가
추적 쿠키가 없다는 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자리는 남의 컴퓨터입니다. 피시방, 도서관, 회사 공용 자리에서 쓰고 일어난 뒤에, 그 브라우저에 나를 가리키는 번호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음 사람이 같은 사이트를 열어도 "지난번 사용자"와 이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공용 PC 쪽에 남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방문 기록, 클립보드에 남은 글, 화면에 떠 있던 내용은 그 컴퓨터의 몫이라 사이트가 지워 드릴 수 없습니다. 시크릿 창에서 여시고, 다 쓰셨으면 창을 닫고 아무 글자나 한 번 복사해 클립보드를 덮어 두시면 좋습니다.
추적이 없어서 못 하는 일
이 설계에는 분명한 대가가 있습니다.
보낸 기록을 보여 드릴 수 없습니다. 어제 보낸 글이 무엇이었는지 사이트는 모릅니다. 사용하시는 분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기기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매번 처음 쓰는 사람과 같습니다. 자주 쓰는 기기라고 절차가 줄지 않습니다.
같은 망을 쓰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막힐 수 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지 않으니 남용을 막을 손잡이가 IP 하나뿐입니다. 회사나 학교처럼 여러 사람이 같은 주소로 나가는 곳에서는, 누군가 여러 번 보낸 것이 옆 사람의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0분이 지나면 풀립니다.
문제를 짚어 드리기 어렵습니다. 문의를 주셔도 찾아볼 기록이 없습니다. "몇 시쯤 보낸 글이 안 열렸다"는 말을 확인할 방법이 저희에게도 없습니다.
서비스를 고치는 눈이 거칩니다. 어디서 사람들이 헤매는지 한 사람씩 따라가 볼 수 없으니, 페이지별 숫자 정도로만 짐작합니다.
추적이 없다는 말이 뜻하지 않는 것
여기서부터가 오해가 가장 많은 부분입니다.
광고 쪽 쿠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사이트는 광고로 운영됩니다. 페이지에 붙는 광고 네트워크는 그 회사의 쿠키나 식별자를 쓸 수 있고, 그건 각 광고 회사의 방침을 따릅니다. 사이트가 스스로 추적 쿠키를 심지 않는다는 말이지, 화면에 뜨는 모든 것이 쿠키를 안 쓴다는 말은 아닙니다. 광고 쿠키가 불편하시다면 브라우저의 서드파티 쿠키 차단 설정이 그 부분을 맡습니다.
서버는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글을 가린 채로 보내는 장치는 아직 없습니다. 글이 머무는 최대 2분 동안, 서버는 그 내용을 읽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글을 들여다보거나 분석하지 않지만, 읽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인프라 회사를 거칩니다. 사이트는 Cloudflare의 설비 위에서 돌아가고, 글과 요청은 그 회사의 데이터센터를 지나갑니다.
개인정보를 맡아 두는 곳이 아닙니다. 글이 길어야 2분 머무는 곳은 무언가를 맡기는 곳이 될 수 없습니다. 주민등록번호, 계좌 비밀번호, 지갑 복구 문구처럼 새면 되돌릴 수 없는 글은 이 방법으로도, 다른 어떤 웹사이트로도 옮기지 않으시는 편이 맞습니다. 파일도 다루지 않습니다. 글과 텍스트만 됩니다.
한 줄로 줄이면
사람을 알아볼 이유가 없는 서비스라서, 알아보는 장치를 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보낸 기록도, 기억해 주는 기기도 없습니다. 받는 것은 글과 코드와 요청 횟수를 셀 주소 정도이고, 글은 최대 2분, 주소는 10분 안에 버립니다. 그래도 서버가 글을 읽을 수 있고 광고 쪽 쿠키는 따로 있다는 점까지 알고 쓰시면, 이 서비스가 어디에 맞고 어디에 맞지 않는지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긴 글, 숫자 4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