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주소 말로 불러주기, 전화로 부르다 포기한 적 있다면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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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친구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지난번에 빌린 것을 보내 줄 테니 받을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합니다. 지갑 앱을 열어 입금 주소를 띄웁니다. 그리고 지갑주소 말로 불러주기가 시작됩니다.
"영, 엑스, 그다음 소문자 에이, 숫자 칠, 대문자 에프." 친구가 받아 적는 소리가 들립니다. "잠깐, 에프 대문자라고?" "응, 그다음 숫자 삼, 소문자 비." "비? 디?" "비. 바나나 할 때 비."
열 글자쯤에서 둘 다 숨을 고릅니다. 화면을 다시 보니 마흔 글자가 넘게 남아 있습니다.
스무 글자째에서 생기는 일
이십 글자를 넘기면 어디까지 불렀는지부터 헷갈립니다. 화면의 주소는 한 줄로 길게 이어져 있어서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읽어야 합니다. 통화하느라 폰을 귀에 대고 있으니 그 화면을 보려면 스피커로 바꿔야 하고, 스피커로 바꾸면 친구 목소리가 울립니다.
"방금 거 숫자 영이야, 알파벳 오야?" 이 질문이 세 번째 나올 무렵이면 친구가 먼저 말합니다. "야, 그냥 캡처해서 보내."
캡처를 보내고 나서
캡처를 보내면 통화는 끝납니다.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친구는 사진 속 주소를 다시 글자로 바꿔야 합니다. 요즘 폰은 사진에서 글자를 골라 복사하는 기능이 있어서 대개는 됩니다. 그런데 사진 속 글자를 읽는 기능도 영과 오, 엘과 일을 가끔 바꿔 읽습니다. 결국 붙여 넣은 다음 사진과 한 글자씩 대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캡처는 대화방에 남습니다. 입금 주소는 남이 알아도 돈이 빠져나가는 정보는 아닙니다. 그래도 몇 달 뒤 대화방을 넘기다 보면, 그 주소가 누구 것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사진 한 장이 거기 있습니다.
네 숫자만 불렀다면
같은 장면을 다시 돌려 보겠습니다. 친구가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합니다. 지갑 앱에서 주소를 복사해 자고투(ZAGO.TO)에 붙여 넣습니다. 숫자 네 개가 나옵니다.
"주소창에 자고투 영어로 치고, 숫자 네 개 불러 줄게." 친구가 받아 칩니다. 네 숫자를 부르는 데 몇 초면 됩니다. 친구 화면에 마흔 글자 넘는 주소가 원래 모양 그대로 뜹니다. 복사해서 자기 지갑의 받는 주소 칸에 붙이면 끝입니다. 대화방에 사진이 남을 일도 없습니다.
다만 이 방식도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친구가 1분 안에 열지 않으면 지워집니다. 열고 나서도 1분이 지나면 다시 열 수 없습니다. 주소를 받아 둘 준비가 된 다음에 만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서버는 그 짧은 동안 글을 읽을 수 있는 구조이고, 옮기는 것은 글뿐입니다. 입금 주소는 괜찮지만 지갑 복구 문구는 여기에도, 어느 사이트에도 넣지 마십시오.
붙여 넣은 뒤 한 번 더
어떤 방법으로 옮기든 마지막 확인은 같습니다. 친구가 붙여 넣은 주소의 앞 네 글자, 뒤 네 글자를 불러 달라고 하십시오. 가운데 몇 글자까지 맞춰 보면 더 좋습니다. 이 확인은 말로 해도 몇 초면 끝납니다. 확인 순서를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면 지갑 주소를 다른 기기로 옮기는 안전한 순서를 참고하십시오.
마흔 글자를 부르는 대신 네 숫자를 부르고, 앞뒤 몇 글자만 같이 확인하는 것. 통화가 그만큼 짧아집니다.
긴 글, 숫자 4개로.